티스토리 뷰
췌장은 우리 몸에서 소화 효소와 호르몬을 분비하는 중요한 기관
췌장은 술, 담석, 과식, 스트레스 등 다양한 원인으로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흔히 췌장염이라고 뭉뚱그려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으로 나누어진다. 두 질환은 모두 췌장에 염증이 생겼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그러나 발생 과정과 경과, 치료 방법에서 뚜렷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문제는 일반인들이 이를 구분하지 못한 채 증상을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병이 악화되거나 장기적인 후유증으로 이어지는 일이 많다. 따라서 두 질환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조기 대처와 올바른 생활 관리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 급성췌장염: 갑작스러운 경고음
급성췌장염은 말 그대로 갑작스럽게 발생한다. 평소 멀쩡하던 사람이 기름진 음식을 과식하거나 음주 후 극심한 상복부 통증과 구토를 호소하면서 병원에 실려 오는 경우가 흔하다. 원인은 주로 음주와 담석이다. 담석이 췌관을 막으면 소화효소가 췌장 안에서 활성화되어 스스로를 공격하는데, 이 과정이 급성췌장염을 일으킨다. 특징적인 증상은 갑작스러운 복통, 구토, 발열이며, 심한 경우 장기 부전이나 쇼크로 진행할 수 있다. 급성췌장염의 치료는 우선 입원과 금식, 수액 공급, 통증 조절로 이루어진다. 대부분은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2주 내에 호전되지만, 중증으로 진행되면 사망률도 높다. 따라서 ‘갑자기 찾아오는 배앓이’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면 위험하다.
✅ 만성췌장염: 서서히 진행되는 고질병
만성췌장염은 급성처럼 폭발적으로 증상이 나타나기보다는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 주된 원인은 역시 음주가 가장 많으며, 일부는 유전적 요인이나 자가면역 이상과 관련되기도 한다. 만성췌장염은 반복되는 염증으로 인해 췌장 조직이 점차 섬유화 되고 기능이 떨어지면서 나타난다. 초기에는 소화불량이나 복부 불쾌감 정도로 가볍게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영양 흡수 장애, 체중 감소, 설사, 당뇨병까지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만성췌장염은 췌장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손상된 조직은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으며, 장기적으로는 췌장암의 위험 인자가 되기도 한다. 치료 역시 급성처럼 단기간 입원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간의 식이 조절, 금주, 약물 복용, 소화효소 보충제 투여 등이 필요하다. 결국 환자는 ‘췌장을 보호하는 생활 습관’을 평생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된다.
✅ 차이점: 시간·손상·회복의 관점에서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시간’과 ‘손상 회복 여부’다. 급성췌장염은 갑작스럽게 시작되지만 적절히 치료하면 췌장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 반면, 만성췌장염은 서서히 진행되고, 손상된 조직은 다시 회복되지 않는다. 또 다른 차이는 증상의 양상이다. 급성은 폭발적이고 강한 통증이 특징이며, 만성은 은근히 지속되는 복부 불편감과 영양 문제로 이어진다. 이 차이를 알면 치료 전략도 달라진다. 급성췌장염은 응급 대응이 중요하고, 만성췌장염은 생활 관리와 장기적인 관리가 핵심이다. 따라서 환자와 가족은 자신의 상태가 급성인지, 만성인지, 혹은 급성이 반복되며 만성으로 전환되는 단계인지 정확히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은 전혀 다른 질환
급성은 갑작스러운 경고음이다. 제때 대처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반면 만성은 조용히 진행되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남길 수 있다. 두 질환의 본질적인 차이점은 ‘회복의 가능성’에 있다. 급성은 기회를 주지만 만성은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남긴다. 결국 췌장염 관리의 핵심은 생활습관이다. 술을 멀리하고, 기름진 음식을 줄이며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것은 급성과 만성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췌장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 얻을 수 없는 장기다. 췌장을 지키는 일은 곧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가 급성과 만성을 구분하고 제대로 이해해야 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