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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복통이 아닐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췌장염’이라는 말을 들으면 술과 관련된 질환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알코올성 췌장염도 흔하지만, 의외로 ‘담석’이 원인이 되는 췌장염 또한 매우 많다. 특히 중년 이후 여성이나 기름진 음식을 즐기는 사람에게 잘 발생한다. 담석이 단순히 담낭에만 머무는 작은 돌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 작은 돌이 췌장까지 영향을 주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기 쉽다. 이번 글에서는 췌장염과 담석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 메커니즘과 합병증, 예방의 중요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 담석은 왜 생기는가
담석은 담낭 속에서 형성되는 작은 결석이다. 콜레스테롤이나 빌리루빈이 담즙 속에서 균형을 잃고 뭉치면서 만들어진다. 크기는 모래알만큼 작을 수도, 때로는 담낭을 가득 채울 만큼 클 수도 있다. 대부분의 담석은 무증상으로 지내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이 담석이 이동할 때다. 특히 담낭에서 빠져나와 담관을 따라 내려가면 소화 효소의 통로인 췌관과 교차하는 부위에서 막힘을 일으킨다.
✅ 담석이 췌장염을 일으키는 과정
췌장은 음식 소화를 위해 강력한 효소를 분비한다. 그런데 담석이 췌관과 합류하는 부분을 막아버리면, 이 효소들이 십이지장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췌장 내부에 머무르게 된다. 문제는 췌장 효소가 너무 강력해 췌장 자체를 소화해 버린다는 점이다. 이때 발생하는 것이 바로 급성 췌장염이다. 담석성 췌장염은 극심한 상복부 통증과 구토를 동반하며, 심하면 전신 염증 반응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 담석성 췌장염의 특징과 합병증
담석으로 인한 췌장염은 갑작스럽게 발병한다. 환자들은 흔히 “칼로 배를 쑤시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며, 등이 뻗치는 듯한 방사통이 특징적이다. 방치할 경우 췌장 괴사, 감염, 복강 내 출혈 같은 합병증이 뒤따를 수 있다. 또 장기적으로는 담도 협착, 담낭염, 심지어 담낭암의 위험도 증가한다.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기관이므로, 반복적인 췌장염은 당뇨병 발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치료와 관리의 실제
담석성 췌장염의 초기 치료는 금식, 수액 공급, 통증 조절이 기본이다. 하지만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재발 위험이 높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내시경을 통해 담석을 제거하거나, 담낭 절제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복강경 수술이 표준으로 자리잡아 회복이 빠르고 흉터도 적다. 문제는 환자들이 통증이 사라지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한 번 담석으로 인한 췌장염을 경험한 사람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기에, 적극적인 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이 필수다.
✅ 예방이 최선이다
담석 자체를 예방하는 생활습관이 췌장염 예방에도 직결된다. 규칙적인 식사, 과도한 기름진 음식 피하기, 적절한 체중 유지가 기본이다. 특히 갑작스러운 다이어트나 단기간 체중 감량은 오히려 담석 형성을 촉진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호르몬 변화가 담석 형성을 촉진할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진이 필요하다. 또한 음주와 흡연은 담석과 췌장 모두에 해로우므로 절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은 돌이 만든 큰 병
담석은 그 자체로는 조용히 숨어 지낼 수 있지만, 췌장과 만나는 순간 심각한 병을 유발한다. 췌장염은 단순한 소화기 질환이 아니라 전신 건강에 직결되는 위험한 질환이며, 담석은 그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따라서 담석이 발견되었다면 무증상이라 해도 전문가와 충분히 상담해 관리 방안을 세우는 것이 안전하다. 작은 돌 하나가 우리 몸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평소 생활습관 관리와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