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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은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니다
췌장은 흔히 음식의 소화를 돕는 기관으로만 알려져 있다. 실제로 췌장은 소화효소를 분비하여 단백질과 지방, 탄수화물을 잘게 분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췌장은 혈당 조절에 핵심적인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기도 하다. 췌장의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혈액 속 포도당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 따라서 췌장에 염증이 발생하는 췌장염은 단순히 소화불량이나 복통으로 끝나는 질환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혈당이 급격히 변동하며 저혈당과 고혈당이 교차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췌장염 환자에게 혈당 불안정이 생기는 것일까.
✅ 급성 췌장염과 저혈당 위험
췌장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일시적인 저혈당 위험이 있다. 인슐린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경우, 혈액 속 포도당이 빠르게 소모되면서 저혈당이 발생한다. 저혈당은 땀, 떨림, 어지럼증, 두근거림 같은 증상을 유발하며 심할 경우 의식 저하로 이어진다. 따라서 췌장염 환자에서 나타나는 저혈당은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응급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신호다.
✅ 고혈당을 유발하는 췌장의 염증과 인슐린 분비 저하
췌장은 내부에 랑게르한스섬(Langerhans islets)이라는 세포 집합체를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인슐린과 글루카곤이 분비된다. 췌장염이 발생하면 염증으로 인해 이 세포들이 손상되거나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가 약화되면, 혈액 속 포도당이 세포로 들어가지 못해 혈당이 상승한다. 즉, 췌장염은 당뇨병과 유사한 고혈당 상태를 촉발할 수 있다.
✅ 인슐린 기능 이상과 불안정한 혈당 패턴
췌장염은 급성과 만성으로 나뉘는데, 특히 만성 췌장염 환자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슐린 분비량이 불규칙해진다. 이는 혈당이 고혈당과 저혈당 사이를 오가는 롤러코스터형 패턴을 만든다. 예를 들어, 식후에는 혈당이 급격히 오르고, 이후 인슐린 과분비로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는 식이다. 이런 변동은 혈관과 신경에 큰 부담을 주며, 당뇨 합병증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된다.
✅ 소화 흡수 장애와 혈당 변동성
췌장염은 소화효소 분비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영양소가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면 식사량과 무관하게 혈당이 불규칙하게 반응한다. 탄수화물의 흡수가 지연되거나 갑자기 몰려 일어나면서 혈당이 요동치는 것이다. 이는 일반적인 당뇨 환자의 혈당 패턴과는 다른 복합적인 불안정을 초래한다.
✅ 생활습관과 2차적 위험 요인
췌장염은 대부분 과음, 고지방 식사, 담석증 등 생활습관과 밀접하게 관련된다. 이로 인해 간과 췌장이 동시에 손상되면, 인슐린의 기능뿐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까지 동반될 수 있다. 결국 혈당은 더 쉽게 높아지고, 치료가 늦어지면 당뇨병성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도 커진다.
췌장 건강은 곧 혈당 안정의 열쇠
췌장염과 혈당 불안정은 뗄 수 없는 관계다. 췌장에 염증이 생기면 인슐린 분비와 기능이 흔들리고, 그 결과 저혈당과 고혈당이 반복되는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이는 단순히 당 수치의 변화가 아니라, 전신 건강에 치명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췌장염 환자라면 소화 증상만이 아니라 혈당 관리에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절주와 균형 잡힌 식사, 적절한 운동은 췌장과 혈당을 동시에 지키는 기본 전략이다. 결국 췌장의 안정은 곧 혈당의 안정이며, 이는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