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과(大過)의 기운과 현대인의 피로택풍대과(澤風大過) 괘는 ‘지나침’과 ‘과도함’을 상징한다. 상괘인 택(澤)은 축적된 기운이 넘쳐흐르는 모습을, 하괘인 풍(風)은 끝없이 움직이며 쉬지 않는 작용을 의미한다. 이 두 기운이 합쳐질 때, 외부 활동은 이미 극단에 달했고 내부의 피로는 쌓일 대로 쌓여 임계점을 향해 나아가게 된다. 고전에서는 이를 “대과는 마땅히 큰 짐을 짊어진 형상”이라 하여, 일정한 균형을 잃고 무리한 상황에 처할 가능성을 경계하였다. 오늘날의 일상은 이 대과괘의 상징성과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업무와 책임, 관계의 부담 등으로 인해 ‘무리하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상태’가 지속되고, 이는 과로·스트레스·기능 저하성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다. 1. ‘과도’에서 시작되는 에너지의 붕괴대과괘..
산뢰이(頤) 괘가 전하는 “양생의 핵심은 먹는 법”산뢰이(頤) 괘는 『주역』 육십사괘 중에서 입(口)과 턱(頤)을 상징하는 괘로, 인간의 양생(養生)이 올바른 ‘섭생(攝生)’에서 비롯됨을 강조한다. 이 괘는 단순히 음식 섭취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을 기르는 근본이 곧 먹는 법에 달려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이 괘는 비위(脾胃)의 조화, 영양의 수납과 운화, 절제된 식습관을 핵심 덕목으로 삼는다. 현대적 관점에서도 산뢰이 괘의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다. 과잉 자극적 음식, 불규칙한 식사, 소화기 부담을 초래하는 생활 패턴은 많은 현대인이 겪는 만성 소화 장애의 근원이 된다. 그렇기에 산뢰이 괘는 식습관 조절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제시하며, 자연스러운 생체 리듬을 회복하기 위한 실천적 지..
아름다움의 근원, 자연의 이치에서 찾다피부미용은 단순한 외형 관리가 아니라, 신체의 내외 균형을 회복하는 과정이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균형을 ‘기혈의 조화(氣血調和)’로 설명하며, 피부는 그 조화의 결과를 가장 먼저 드러내는 신체의 거울로 본다. 주역(周易) 64괘 중 비괘(賁卦)는 ‘장식하다’, ‘빛나게 하다’라는 뜻을 지니며, 아름다움의 본질을 상징한다. 그러나 비괘가 단순히 겉모습의 미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속이 충실해야 겉이 빛난다(內實而外華)”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 오늘날의 미용한방은 바로 이 비괘의 철학을 기반으로, 피부미용과 체내 균형을 함께 다스리는 전략을 제시한다. 본문에서는 비괘의 의미를 중심으로, 한의학적 피부미용 접근법과 임상사례를 통해 구체적인 치료 방향을 살펴보고자 ..
임괘와 간담계 건강의 상응 관계주역(周易) 64괘 가운데 제19괘인 지택림(地澤臨)은 ‘내려다보다’, ‘임하다’라는 뜻이다. 상괘(上卦)는 땅(地), 하괘(下卦)는 못(澤)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위와 아래가 서로 교감하고 조화를 이루는 상징으로, ‘위의 존재가 아래를 살피고 돌본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이러한 임臨)의 상징은 동양의학적 시각에서 매우 흥미로운 함의를 지닌다. 간담계(肝膽系), 즉 간(肝)과 담(膽)의 생리적 기능은 감정의 순환과 깊은 관련을 갖는다. 간은 혈액을 저장하고 기(氣)의 흐름을 주재하며, 담은 담즙을 저장하고 배설을 조절하는 한편 결단력과 판단력을 주관한다. 감정이 울체 되거나 담즙의 흐름이 정체될 경우, 이른바 ‘울화(鬱火)’ 혹은 ‘담체(痰滯)’가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썩은 것을 바로잡는 괘주역(周易) 육십사괘 중 제18괘인 산풍고(山風蠱)는, 산(山) 위에 바람(風)이 머무는 형상이다. ‘부패하고 어지러움을 다스린다’는 뜻을 지닌 괘로 고(蠱)란 본래 ‘벌레가 끓는 독’ 또는 ‘썩은 그릇’이라는 뜻에서 유래하였다. 그러나 주역에서의 고는 단순한 부패가 아니다. “이미 썩은 것을 바로잡는 과정”*을 의미한다. 즉, 무너진 질서를 새롭게 정리하고, 오래된 독을 걷어내어 새 생명을 준비하는 단계이다. 오늘날 우리의 몸 또한 이 ‘고(蠱)’의 상태에 이르렀다. 만성 염증, 독소의 축적, 피로의 누적은 신체 내부의 부패이자 불균형의 결과이다. 1. 독소와 산 아래의 바람고 괘는 산(艮)이 위에 있고, 풍(巽)이 아래에 있다. 산은 멈춤(止)과 응고(凝)의 상징이며, 바람은..
화천대유(大有)’의 상징, 풍요와 과잉의 경계에서현대인의 비만은 단순히 체중의 증가로 환원될 수 없는 복합 질환이다. 과잉된 영양섭취, 불규칙한 생활, 정신적 긴장, 운동 부족이 맞물리며, 신체는 스스로의 균형점을 상실한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비(脾)의 운화(運化) 기능 저하와 습담(濕痰)의 정체”로 설명하며, 그 뿌리는 기혈순환의 불조화에 있다. 주역(周易)의 제14괘인 화천대유(大有卦)는 “하늘 위에 불이 떠 있어 만물을 넉넉히 비춘다(天火大有)”는 뜻을 지닌다. 하늘(乾)은 강건함과 생성의 근원을, 불(離)은 밝음과 통찰의 작용을 상징한다. 즉, 모든 것이 충만하고 크게 소유되는 상태, 풍요와 성취의 괘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크게 가짐’은 언제나 ‘과잉’의 그림자를 동반한다. 비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