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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 뇌택귀매괘로 보는 여성의 생리주기(월경조절, 호르몬, 생식기의 조화)의 이미지

    몸의 리듬과 운명의 순응

    여성의 신체는 일정한 주기를 따라 순환한다. 이 주기는 단순한 생리 현상이 아니라 자연의 운행과 깊이 맞닿아 있다. 주역에서 말하는 귀매(歸妹)’는 여성이 혼인으로 귀속되는 괘이지만, 단순히 결혼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음양의 결합, 순응, 그리고 새로운 생명의 가능성을 상징한다. 그중에서도 뇌택귀매()’는 천둥()과 못()의 결합으로, 상하의 조화 속에서 변화와 순종이 이루어지는 괘상이다. 이는 마치 배란기와 월경주기 속에서 호르몬이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생명을 준비하는 과정과 닮아 있다. 주역의 언어로 신체의 리듬을 읽는다면, 여성의 몸은 자연의 운행 그 자체이자, ‘(따름)’의 도를 실천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1. 월경조절과 여성의 리듬

    귀매괘는 본래 여자가 시집가는 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 내면적 의미는 새로운 결합을 통해 변화를 받아들이는 과정에 있다. 하괘인 ()’은 기쁨과 수용을, 상괘인 ()’는 생동과 움직임을 상징한다. 이는 여성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교차 작용, 즉 정적인 수용()과 동적인 분출()의 리듬을 암시한다. 월경이 끝난 뒤 여성의 몸은 천천히 에너지를 회복하며, 배란기를 향해 에스트로겐이 상승한다. 이 시기에는 피부가 맑아지고 정서가 안정되며, 생명에 대한 준비가 시작된다. 이는 마치 이 하늘의 기운을 받아 로 올려 보내는 형국으로, 생명의 문이 열리는 귀매의 순간이라 할 수 있다.

    2. 호르몬의 조화와 생리불순

    귀매괘의 괘사는 歸妹征凶無攸利(귀매, 가면 흉하고, 이로움이 없다)”고 한다. 이는 억지로 순리를 거스르면 몸의 리듬이 깨진다는 뜻이다. 현대 의학에서도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 호르몬 불균형은 배란 이상이나 생리불순을 초래한다. 이 괘를 통해 볼 때, 여성의 건강은 자연의 리듬을 얼마나 잘 따르느냐에 달려 있다. 억지로 생리를 조절하거나, 과도한 다이어트와 불규칙한 생활로 신체의 순환을 방해하면, 이는 곧 괘사에서 말한 征凶(나아감이 흉함)’으로 이어진다. 귀매괘는 무리하게 통제하지 말고, 변화의 때를 따르라”라고” 조언한다.

    3. 생식기와 생리주기

    귀매괘는 단순한 복종이 아니라 조화로운 순응이다. 월경주기 동안 여성의 신체와 정서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그 변화를 억누르기보다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뇌택귀매의 천둥의 간과 못의 대장은 여성의 생식기와 연결된 장부를 나타낸다. 그래서 생식기와 생리주기를 안정하기 위해서는 요가, 명상, 규칙적인 식습관이 유지되어야 한다. 가벼운 운동과 호흡은 의 생동(震氣)을 적절히 자극한다. 이렇게 정()과 동(), 수용과 발산의 균형이 이루어질 때, 월경주기는 자연스럽게 조절되고, 여성의 내면은 안정된다.

    괘상주역의 임상사례

    스웨덴인 30대 여성이 불규칙한 생리주기와 배란통으로 내원하였다. 업무 스트레스가 많고, 수면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며, 커피 섭취량이 많았다. 필자는 주역 점을 통해 뇌택귀매괘가 태위택괘로 나타난 것을 보고, 그녀의 몸이 순응하지 못하는 상태임을 설명하였다. 괘상에서 ()’가 상위에 위치해 지나치게 활동적이었고, ‘()’이 하위에 있어 수용의 기운이 약했다. 이는 곧 교감신경 항진,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변동, 자궁내막의 불안정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처방은 맥산통합침법으로 간승격과 대장정격을 하였고 간기울결(肝氣鬱結) 처방을(肝氣鬱結) 했다. 또한 매일 같은 시간대에 명상과 온열요법을 시행하도록 권유하였다. 3개월 후 그녀는 생리주기가 28일로 안정되었고, 배란통도 현저히 줄었다. 그녀는 뇌택귀매의 괘상에서 나오는 대로 유부남과의 관계를 청산하고 죄의식에서 벗어났다. 이후 그녀는 몸이 자연스러운 리듬을 회복하니 감정도 잔잔해졌다”라고” 표현했다. 이는 귀매괘의 핵심 메시지인 順其自然(자연을 따름)’의 회복이라 할 수 있다.

    자연을 따르는 몸, 순응의 지혜

    뇌택귀매괘는 움직임 속에서도 조화를 잃지 말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다. 배란과 생리주기는 단지 생리적 현상이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의 리듬이다. 현대 여성은 빠른 속도의 사회에서 자신의 몸을 관리하려 하지만, 주역의 관점에서 보면 몸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조화의 대상이다. 귀매괘는 말한다.“隨而不失其正(따르되, 그 바름을 잃지 말라).” 몸의 소리를 듣고, 자연의 변화를 수용하며, 억지로 조절하지 않는 것 이것이 곧 여성 건강의 근본이다. 생리주기를 통제하기보다 따름()으로써 조화롭게 살아가는 지혜, 그것이 바로 뇌택귀매괘가 현대 여성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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